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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코 전에 대한 간단한 감상.

로스코 전시 다녀왔다. 아직 관람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 설명이 지나치리만치 친절하다. 추상예술이라 의도적으로 세심하게 신경을 쓴 듯한데, 감상자가 느끼는 속도를 자칫 앞지를 위험이 있다. 해결될 문제는 아니겠지만 공간이 너무 협소한 것도 아쉬운 점. 가능만 하다면 그림과 그림 간 폭을 조금 더 늘려 개개인간 거리를 충분히 확보하는 게 이상적이라 생각.

– 웹에서 볼 땐 색채를 따뜻하게 쓴다고 생각해서, 저 색에 안겨보고 싶다, 라는 마음으로 갔는데 전혀 그렇진 않다. 애초에 차갑다-따뜻하다는 이분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 따뜻함을 기대한 또 하나의 이유는 부유하는 듯한 화풍 때문이었는데, 그게 유화란 사실을 깨닫고 놀랐다. 유화로 화선지에 먹이 녹아드는 듯한 질감을 살리기 쉽지 않은데 말이다. 아크릴로도 번지는 듯한 물기의 느낌을 잡아내기 힘들다. 기량의 승리다.

– 로스코가 고집했다는 바로 그 정도의 조도가 아니라면 템페라를 응용한 그의 기법도 불완전해질 듯. 1949년작 넘버 7의 경우 아련하게 퍼지는 위쪽의 금빛 노란색이 성스러운데, 이는 계란을 섞은 유화액의 효과가 극대화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 표면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반사가 그림을 완결짓는다. 1949년작 무제는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아이패드를 가져다대면 그림 아래쪽 슈바인푸르트 녹색 위로 배어나오는 등황색의 우아함이 완전히 뭉개진다. 슬퍼져서 찍을 수가 없었다.

– 마찬가지로, 시각기제인 암순응 역시 그가 채택한 기법과 맞물려 시너지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의 어스름한 조도가 원추체와 간상체 활성화가 교차하는 그 사이 어딘가에 걸려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색채지각이 불가능하지 않은 상태에서 천천히 암순응이 일어나며, 처음엔 보이지 않았던 검은색이 떠올라오는 형태. 특히 채플 안 오른쪽에 걸려 있던 1964년작 넘버 7이 그랬다. 유화액이 은은한 금빛을 발하며 서로 다른 두 검정의 경계에 아련하게 걸려 있었다. 반면 1956년작 무제 같은 경우 그런 반사효과 없는 완연한 검정, 관찰자를 비추지 않는 완강한 어둠으로 남는다.

– 그 검정에 대하여 좀더 얘기해보자. 완강한 어둠이 있다면 부유하는 어둠이 있다- 돌아온 후 지인과 대화를 나누다 깊이 공감한 부분으로서, 부유하는 어둠은 시간을 비추는 거울 역할을 한다. 빛의 반사로 떠오르는 어둠은 어둠과 밤에 관한 기억을 이끌어낸다. 삼월 찬 모래를 맨발로 딛고 서서 바라보던 새벽 두 시의 수평선, 보스턴에서 사우스 애틀보로로 내려가던 통근열차 밖에 내린 순전한 밤, 차창 밖 도시의 광해로 빛나던 자줏빛 창공을 끄집어낸다. 색과, 빛, 그리고 감상자와 작품 간 공간적 거리는 역동적인 삼각구도를 형성하며 그 초점은 감상자의 내부로 쏘아진다. 흡사 신발 속에서 구르는 돌처럼 건드리고 잡아끌고 속삭인다.

– 검은색을 이토록 아름답게 쓰기도 어렵다. 붉은 검정과 청록색을 띤 검정, 보랏빛 검정과 녹색이 섞인 잿빛 검정, 어쩌면 이들 색은 실재하는 색이라기보단 눈의 시각기제가 빛에 적응하며 만들어내는 준환상적 자극일지 모른다. 로스코의 검은색은 밝은 표면을 떠돌던 정신에 스며들어 감상자를 죽음과도 같은 명상으로 끌어내린다. 앉아서 볼 것을 추천하는데, 일단 눈에 들어오는 빛의 각도가 다르며(특히 넘버 7의 경우 검은색과 검은색 간의 경계는 정면으로 응시할 때는 강렬함이 덜하다) 앉아서 ‘올려다본다는’ 자세를 취하는 것 역시 감상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 타로카드의 열세 번째 카드가 죽음이다. 기독교의 선형적 세계관에 익숙하다면 직선시간축의 결말이야말로 영원한 죽음이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 체계상의 ‘죽음’이란 오히려 균형을 견지하는 정적 평형에 가깝다는 게 개인적 견해다. 지리멸렬한 상태의 동적 정신이 군더더기 없는 평형감과 대면할 때 일어나는 파문을 상상해 보라.

– 1963년작인 거대한 보랏빛 그림 앞을 떠나지 못했다. 금빛을 머금은 채 감색에서 청록으로 번져가는 검정과 검정이 스며드는 탁한 보랏빛에 완전히 반해 한참을 앉아 있다, 일어나서도 돌아보길 거듭했다.

– 마지막의 빨간 그림은 … 찍긴 했지만 올리지 않으려 한다. 어쩌면 지울지도 모르겠다. 많은 작품 중에서도 유달리 이 그림에 촬영을 허가한 것일까. 인간의 탁월성은 시간에 저항할 때 발현되며 예정된 파국에 맞서는 행위는 고귀하다. 처연한 숭고함이라는 모순형용.

Essay

Mark Rothko on painting

“I’m not an abstractionist. I’m not interested in the relationship of color or form or anything else. I’m interested only in expressing basic human emotions: tragedy, ecstasy, doom, and so on.”
~ Mark Rothko

Artist Quotes

A subversão do documento | Aula 2

Oi pessoal,

Disponibilizo abaixo o slide do nosso segundo encontro e algumas referências adicionais:

• A subversão do documento | Aula 2. (Apresentação em pdf.) 167 more words

Curso: A Subversão Do Documento

London - David Batchelor's 'Monochromes' & Rothko

David Batchelor’s ‘Monochromes’ at the Whitechapel Gallery

During my recent trip to London, I visited the Whitechapel Gallery, where I got to see David Batchelor’s ‘Monochromes’, a piece of work I have recently studied and discussed alongside my colour project. 247 more words

Fine Art

Visual Fables for the 21st Century

Fire at the Surface: Imagery and Process in the Paintings of Ric McCauley
Gallery 209, Cape Charles, VA


“Fire at the Surface” –Detail, Ric McCauley, 2015… 642 more words

Travel

Divided Attention

Eliminate something superfluous from your life. Break a habit. Do something that makes you  feel insecure.

Piero Ferrucci

Well, I’m following Ferrucci’s directive, but not by conscious choice. 369 more words

Sedentary in Mind Only?

I envy  because there is so much physical satisfaction in the actual work of painting and sculpture. I’m a physical being and resent this sedentary business of sitting at one’s desk and moving only one’s wrist. 491 more words

Watercolor